카카오 커머스

CEO 메시지

안녕하세요. 카카오 커머스 대표 홍은택입니다.

회사를 관리하는 것도 큰 역할이지만 실무와 전략을 겸하는 ‘플레잉 코치’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카카오 경영진의 가장 큰 장점이자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
저는 CEO 로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는 것 못지않게 고객들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출의 성장보다도 선물하기의 불편함이 하나 둘씩 해결될 때라든지 기존 공동구매의 번거로움을 없앤 ‘톡딜’을 서비스에 차례로 적용해서 좋은 반응이 올라올 때 희열을 함께 합니다. 선주문 후제작 방식을 거쳐 환경의 부담을 줄인 메이커스의 제품 하나 하나의 성패에 매일 희비가 엇갈리고요. 저희가 기획한 톡별 상품들과도 운명을 같이하는 것 같은 일체감을 느낍니다.

저는 물건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과정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 또는 제품을 통해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라고 느끼고 있고요. 그 과정에 몰입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일하는 이유이고요.
이 자리를 빌어서 일하는 이유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일 하는
이유

얼마 전 커머스 크루들과 ‘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할까요?
일을 지겨운 밥벌이라고 생각하면 진짜 지겹고 힘들잖아요. 한 마디로 답하자면 ‘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일 거예요. 아무리 탁월하고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태어나서 성년이 되기까지의 20 년, 그리고 노년의 10 년 정도는 부모 혹은 자식의 조력을 받아야겠지요. 개인차는 있겠지만 통상 30 년을 타인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되는데요, 일이라는 것이 바로 이 30 년의 시간을 갚고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자기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일이라고 한다면, 그 보상이 월급이 되겠지요.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영업을 하지 않은 이상,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긴 힘들지요. 하지만 적어도 일 하는 방식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요. 커머스의 경우 일렬 횡대식의 자리 배치를 벗어나 디귿자 형태로 각자 개인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또 평가 제도를 폐지했죠. 우리가 자기를 위해서,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스스로가 가장 엄격한 평가자가 돼야 하겠지요. 타인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평가 제도 대신 성과배분 제도를 만들었어요. 평가도 결국 함께 일해서 생긴 이윤을 나누기 위함이라고 본다면, 기여도에 따라 성과 배분을 하는 방식이 맞다고 판단 했거든요. 성과배분제도 또한 자의성과 임의성이 들어갈 수 밖에 없지만, 최소한 개개인에게 점수를 매기는 것을 피하고 싶었어요. 이제 수우미양가에서 벗어날 나이가 지났잖아요.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요.

일렬 횡대식의 자리배치 대신 디귿자 형태로 디자인해 각자 개인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커머스 사무실
즐거움의
의미

이제 ‘즐거움’으로 돌아가 볼게요. 우리는 즐거움의 의미도 다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즐거움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요.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감정인 쾌감이라는 측면이 있을 거고, 어떤 것이 충족됐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라는 측면이 있겠지요. 저 같은 경우 하루에 여러 가지 일을 산만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어느 날 딱 한 시간 반 정도 방해 요소를 물리치고 혼자서 글을 써서 완성을 할 때가 있어요.

그 몰입하는 한 시간 반의 경험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는데요.
그래서 다른 크루들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하루의 두시간’ 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몰입감, 일에서 성장하면서 오는 보람과 만족감.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감정이 우리가 일을 하면서 기대할 수 있는 즐거움이자 일이 주는 긍정적인 감정이겠지요.

이런한 즐거움을 매일 느낄 순 없지만 적어도 일하는 게 괴롭지 않으려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저 같은 경우 신문기자는 내가 원해서 택한 직업이었어요. 기자를 관두고 나서 프리랜서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책이 잘 팔리지 않아서 직장 생활로 복귀했죠. 그리고 나서는 회사에서 원하는 역할에 따랐어요.
10개의 일이 주어진다면 그 중 2~3개만 제가 원하는 일이었고 나머지는 회사가 원하는 것이었죠.

자기실현
의미

저는 일에 있어서 ‘자기’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일에서 나를 실현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그걸 해내는 걸 ‘자기실현’이라고 본다면,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이 일 아니면 안 돼’라는 확고한 취향과 선택이 뚜렷한 사람보다 사회와 타협하고 조율하면서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거예요. 회사 혹은 일과 나를 일치시키는 것은 그래서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일이 곧 내가 될 수는 없어요. 나는 그저 사회와 회사라는 조직이 기대하고 부여한 역할을 해내면 되는 거거든요.
내 스스로 가장 경계하는 것 역시 회사와 나를 일체화하지 말자는 것이에요.
흔히 ‘일에 있어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엄밀히 회사와 나는 분리된 존재죠.
내가 주체적으로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회사가 곧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때로 일과 나의 거리를 두고 대하면 오히려 객관적인 해결책을 찾게 될 때도 있으니까요.

인생의
즐거움

‘워라벨’ 즉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라는 말이 갖고 있는 위험한 함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과 삶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니까요.
삶이라는 큰 틀에서 일을 하고 휴식을 하는 것은 결코 떨어질 수 없거든요.
일을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일에서 받은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게 돼요.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 중에 일도 있고 휴식도 있는 거니까요.
저는 글 쓰는 경험을 가장 좋아해요. 또 운동과 독서도 좋아하죠.
그런데 이렇게 일이 아닌 휴식 같은 행위들을 통해 관심이 환기되면서 때로 일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해요. 사실 인생이라는 것이 별거 없거든요. 일하고 휴식을 하며 살아가는 이 과정 자체를 즐겁게 여기시는 게 어떨까요?